오사카 자유여행 둘째날(4월 20일), 와이프와 둘이 교토 일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신사이바시에서 출발해 신쿄고쿠 → 청수사 → 산넨자카까지 걸은 뒤, 다시 신사이바시로 돌아와 단골 골목 이자카야에서 사시미·장어·문어회로 마무리한 하루입니다. 사진과 함께 동선과 감상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오사카 → 교토, 첫 발은 신쿄고쿠 아케이드
신사이바시 호텔에서 출발해 난바역으로 도보 이동, 거기서 한큐 또는 게이한 특급으로 교토 시내까지 약 50분이면 도착합니다. 교토 시내에서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신쿄고쿠(新京極) 아케이드. 입구에는 분홍 벚꽃 장식이 거리를 덮고 있어 들어서는 순간부터 봄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신쿄고쿠 아케이드는 약 500미터 길이로, 안쪽으로 들어가면 비를 맞지 않고 끝까지 걸을 수 있습니다. 100엔샵 다이소부터 일본 전통 과자, 기모노 잡화점, 절·신사까지 다양하게 모여 있는 교토 시민들의 일상 거리입니다. 관광객 위주 산넨자카·니넨자카가 들뜨는 곳이라면, 신쿄고쿠는 좀 더 차분하고 실용적인 분위기.
점심은 신쿄고쿠 안 정통 돈가스집
신쿄고쿠 거리를 걷다 발견한 돈가스 정식집. 들어가자마자 주문한 메뉴는 흑모와규 비프카츠와 로스 돈가스 정식이었습니다. 검은 무쇠솥 위에 올려져 나오는 비프카츠는 살짝만 익혀 분홍빛 속살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레어. 표면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럽습니다.

두 메뉴 모두 양배추 채와 함께 나오고, 간장 베이스와 깨가 들어간 두 가지 소스 중 골라 찍어 먹습니다.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생맥주를 곁들이니 점심부터 살짝 여유로워지는 기분. 와이프는 비프카츠를 첫 입 베어 물고 "이게 진짜 카츠다"고 했고, 저는 두툼한 로스 돈가스의 육즙에 한참을 묵묵히 먹었습니다. 신쿄고쿠 안에서 우연히 들렀는데 만족도가 정말 높았습니다.
청수사(키요미즈데라), 교토 No.1 명소 도착
오후엔 교토 시내 동쪽 끝, 청수사(清水寺·키요미즈데라)로 향했습니다. 신쿄고쿠에서 207번 시내버스로 청수도(清水道) 정류장 하차 후 도보 약 10분 오르막.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니 멀리서부터 진한 주황빛 정문(인왕문)과 옆에 솟은 삼중탑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정문 앞 계단에서부터 외국인·일본 학생들·기모노 입은 관광객으로 인산인해. 본당 무대(키요미즈노부타이)는 못 하나 박지 않고 지은 거대 목조 무대로, 교토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웅장한 곳 중 하나입니다.
청수사 입장권은 그 자체로 작은 기념품
청수사 입장료는 1인 500엔. 받아 든 입장권이 단순한 티켓이 아니라 주황 청수사 일러스트와 분홍 벚꽃이 그려진 카드형이었습니다. 뒷면에는 일본어 시구가 한 줄 적혀 있어 그 자체로 작은 기념품이 됩니다.

"KIYOMIZU TEMPLE / 音羽山 清水寺" 라고 또박또박 적힌 입장권을 받아 들고 와이프와 "이건 진짜 잘 보관해야겠다" 하며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본당·삼중탑·뒤편 정원·음복까지 모두 둘러볼 수 있어 입장료가 결코 아깝지 않습니다.
오토와노타키 — 학업·연애·장수 세 줄기 약수
본당 뒤편 오토와노타키(音羽の滝)는 청수사의 또 다른 핵심 포인트입니다. 절벽 위에서 흘러내리는 세 줄기 약수가 있는데, 각각 학업·연애·장수를 상징합니다. 줄을 서서 긴 국자를 받아 한 모금씩 마시는 풍경은 정말 교토다웠습니다.

기모노 입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약수를 받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단, 욕심내서 세 줄기를 다 마시면 "욕심쟁이"라는 말이 있어 한 줄기만 골라 마시는 게 좋답니다. 와이프와 둘이 "우리는 장수"로 한 모금씩. 줄이 길어도 회전이 빨라 5분 정도면 차례가 옵니다.
산넨자카·니넨자카, 교토 옛 골목길
청수사에서 내려오는 길은 자연스럽게 산넨자카(三年坂)·니넨자카(二年坂)로 이어집니다. 일본 전통 가옥 사이로 좁은 돌길이 이어지고, 양쪽으로 기모노 대여점·말차 카페·고베규(KOBE BEEF) 식당·전통 과자점이 줄지어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냥 천천히 걷는 게 정답입니다. 인파가 많아서 빠르게 지나가면 풍경을 놓칩니다. 와이프와 둘이서 가게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약 한 시간을 거닐었습니다. 일본 전통 사탕인 콘페이토 매장, 말차 소프트아이스크림이 가벼운 간식으로 좋습니다. 산넨자카 끝에 닿으면 기온(祇園) 거리가 시작됩니다.
신사이바시 복귀, 첫 잔은 모듬 사시미
오후 늦게 교토에서 신사이바시로 돌아왔습니다. 호텔에 잠깐 들러 휴식 후, 신사이바시 골목 안 작은 이자카야로 향했습니다.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생맥주를 시키고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보다 가장 먼저 시킨 것은 모듬 사시미.

가리비·연어·참치·방어·고등어·관자까지 한 접시에 다 담겨 나오는 푸짐한 구성. 신선도가 좋아 와이프가 첫 한 점 먹고 "여기 매일 와도 되겠다"고 했습니다. 사시미와 차가운 생맥주의 조합은 언제나 정답입니다.
메인은 장어구이와 단새우
두 번째 메뉴는 장어구이(우나기 카바야키)와 단새우(아마에비) 한 점. 장어는 노릇하게 구워진 표면에 달콤한 카바야키 소스가 진하게 발려 있고, 한 입 베어 무니 입 안에서 살이 부드럽게 풀어집니다.

단새우는 두툼하게 잘려 와사비·간장에 살짝만 찍어 그대로 먹는 게 정석. 익히지 않은 새우의 단맛이 진합니다. 와이프와 둘이 한 점씩 나눠 먹으며 사케 한 잔 더 추가. 장어와 사케의 짝궁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마무리는 문어회와 가리비 구이
마지막 안주로 문어회(타코사시)와 가리비 구이(호타테야키)를 시켰습니다. 문어회는 두툼하게 썰어져 와사비·간장에 찍어 먹는 정통 스타일. 한국에서 먹는 문어숙회보다 더 쫄깃하고 단맛이 진합니다.

가리비 구이는 껍질째 그대로 구워서 나오는데, 가리비 살에 간장·버터 소스가 한가득 고여 있어 그 자체로 술안주 끝판왕입니다. 사시미·장어·문어·가리비에 맥주와 사케 두 잔씩 곁들이니 신사이바시 이자카야의 가성비가 새삼 와닿습니다.
오사카 둘째날 정리
오사카 자유여행 중 교토 일일치기는 무리하지 않으면서 가장 만족도 높은 코스 중 하나였습니다. 동선은 신쿄고쿠 아케이드 → 점심 돈가스 → 청수사 → 음복(오토와노타키) → 산넨자카 → 신사이바시 복귀 → 저녁 이자카야가 가장 효율적이었습니다.
청수사는 정말 사진보다 실물이 더 웅장하고, 산넨자카는 천천히 걷는 게 정답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셋째날, 본격적인 오사카 시내 투어로 이어가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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